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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18 인지편향과 의사결정

    근본적 귀인 오류 남의 실수는 성격 탓, 내 실수는 상황 탓

    같은 지각이라도 남이 하면 게으르다고 판단하고 내가 하면 차가 막혔다고 설명하는 이중잣대가, 근본적 귀인 오류의 가장 흔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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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적 귀인 오류 — 남의 실수는 성격 탓, 내 실수는 상황 탓

    ‘저 사람은 항상 저런 식이야’라는 말과 ‘오늘은 어쩌다 그랬겠지’라는 말을, 같은 행동에 대해 상대가 했느냐 내가 했느냐에 따라 다르게 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현상을 사회심리학자 리 로스가 1977년 ‘근본적 귀인 오류’라는 이름으로 정리했다. 스탠퍼드 대학의 로스는 사람들이 타인의 행동을 설명할 때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 같은 ‘기질적 요인’을 과대평가하고, 반대로 그 행동이 벌어진 상황이나 맥락 같은 ‘상황적 요인’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논문으로 정리했다.

    로스는 이 개념이 사회심리학이라는 학문 분야 전체의 이론적 토대가 될 만큼 중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이후 수십 년간 이 개념은 조직 행동, 인사 평가, 갈등 연구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인용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오류가 비대칭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같은 지각이라는 행동을 놓고도, 동료가 지각하면 ‘시간관념이 없다’는 성격 탓으로 설명하면서, 내가 지각하면 ‘오늘따라 차가 막혔다’는 상황 탓으로 설명하는 이중잣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자신의 행동은 상황 정보를 직접 경험해서 알기 때문에 상황적 설명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타인의 행동은 그 상황 맥락을 모르는 채 결과만 보기 때문에 성격 탓으로 단순화하기 쉽다는 정보 비대칭에서 비롯된다. 직장에서 이 오류는 인사 평가와 팀 갈등의 근본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가 지연됐을 때, 담당자는 자원 부족이나 외부 변수 같은 상황을 먼저 떠올리지만, 평가자는 담당자의 역량이나 태도 문제로 단정하기 쉽다.

    이 편향을 줄이는 실무적 방법은 타인의 행동을 평가하기 전에 ‘내가 저 사람의 상황에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의식적으로 물어보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공감 훈련이 아니라, 판단의 정확도를 실제로 높이는 인지적 교정 장치다. 이 오류가 문화에 따라 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후속 연구도 흥미롭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문화권에서는 기질 중심 설명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문화권에서는 상황적 설명에 상대적으로 더 무게를 두는 경향이 보고된 바 있다.

    이 오류를 완화하는 실무적 기법으로 ‘역할 바꿔보기’가 있다. 갈등 상황에서 각자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 행동을 설명해보게 하면, 상황적 요인을 더 쉽게 떠올리게 되어 성급한 성격 판단이 줄어든다는 것이 조직 갈등 중재 연구에서 확인됐다. 1인칭 시점에서는 상황이 보이고, 3인칭 시점에서는 사람이 보인다는 말이 이 편향을 가장 간결하게 요약한다. 이 비대칭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타인에 대한 성급한 판단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이 오류는 성과 평가 면담에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 사람은 원래 책임감이 없다는 식의 성격 판단으로 결론짓기 전에, 그 사람이 처했던 구체적인 업무 여건과 자원 상황을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흥미롭게도 이 오류는 시간이 지나면 완화되기도 한다. 어떤 행동을 목격한 직후에는 성격 탓으로 돌리기 쉽지만,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면 상황적 요인을 더 균형 있게 고려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국 근본적 귀인 오류가 주는 실천적 메시지는, 타인의 행동을 판단하기 전에 상황 정보를 먼저 물어보라는 것이다.

    다음에 누군가의 행동에 실망감이 들 때, ‘왜 그랬을까’를 성격이 아니라 상황에서부터 물어보는 연습을 해볼 만하다. 근본적 귀인 오류는 앞서 다룬 확증 편향과 자주 함께 작동한다. 어떤 사람에 대해 이미 ‘문제가 있다’는 인상을 가지면, 그 사람의 이후 행동을 성격 탓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진다. 상황적 요인부터 물어보는 습관이 근본적 귀인 오류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준다. 성급한 성격 판단보다 상황을 먼저 물어보는 태도가 불필요한 갈등을 줄인다.

    상황을 먼저 묻는 습관 하나가 관계의 온도를 바꿔놓는다. 그 습관 하나가 관계의 온도를 바꿔놓는다. 결국 근본적 귀인 오류가 주는 실천적 메시지는, 타인의 행동을 판단하기 전에 상황 정보를 먼저 물어보라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를 성격이 아니라 맥락에서부터 묻는 습관이 조직 내 불필요한 갈등을 상당 부분 줄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