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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28 멘탈 관리와 스트레스

    통제 소재 내 탓이라 믿는 사람과 남 탓이라 믿는 사람의 차이

    줄리언 로터의 통제 소재 이론은, 결과의 원인을 자신의 노력에서 찾는 내적 통제 성향과 외부 환경에서 찾는 외적 통제 성향이 스트레스 대처 방식을 크게 가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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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제 소재 — 내 탓이라 믿는 사람과 남 탓이라 믿는 사람의 차이

    ‘왜 저 사람은 실패해도 금방 다시 도전하는데, 나는 한 번 실패하면 한동안 손을 놓게 될까요’라는 물음에 심리학자 줄리언 로터가 1966년 발표한 통제 소재(locus of control) 이론이 실마리를 준다. 로터는 그해 발표한 논문 ‘Generalized expectancies for internal versus external control of reinforcements’에서, 사람마다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는지가 다르다는 것을 이론화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것이 29개 문항으로 구성된 내적-외적 통제 소재 척도다. 내적 통제 성향이 강한 사람은 결과가 자신의 노력, 능력, 선택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반대로 외적 통제 성향이 강한 사람은 결과가 운, 우연, 힘 있는 타인 같은 외부 요인에 좌우된다고 믿는다. 이 성향의 차이는 스트레스 대처 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 내적 통제 성향이 강한 사람은 실패를 겪었을 때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었을까’를 분석하고 다시 시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패의 원인을 통제 가능한 자신의 행동에서 찾기 때문에, 다음 시도에서 개선할 여지를 발견한다. 반면 외적 통제 성향이 강한 사람은 실패를 ‘어차피 운이 나빴다’거나 ‘환경이 나빴다’로 해석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스트레스가 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선을 위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내적 통제 성향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통제 불가능한 영역까지 모두 자기 탓으로 돌리면 과도한 자책과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한 형태는 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해서, 통제 가능한 부분에서는 내적 통제를, 그 밖의 영역에서는 유연한 태도를 갖는 것이다. 조직에서 이 개념을 활용하는 방법은, 실패에 대한 피드백을 줄 때 ‘무엇이 통제 가능한 요인이었고 무엇이 그렇지 않았는지’를 함께 구분해서 짚어주는 것이다. 이는 구성원이 건강한 내적 통제 성향을 발전시키도록 돕는 실질적인 코칭 방식이다. 로터의 척도는 발표 이후 조직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성격 관련 척도 중 하나가 됐으며, 내적 통제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직무 만족도와 문제 해결 행동이 더 높다는 것이 여러 메타분석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

    다만 로터 본인은 통제 소재가 고정된 성격 특성이라기보다, 경험에 따라 서서히 변화할 수 있는 ‘일반화된 기대’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즉 반복적으로 성공 경험을 쌓으면 외적 통제 성향이 강했던 사람도 점차 내적 통제 성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관리자가 팀원의 내적 통제 성향을 키우는 실무적 방법은, 작은 의사결정 권한을 점진적으로 넘겨주고 그 결정의 결과를 스스로 확인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는 경험이 쌓일수록 내적 통제에 대한 믿음도 함께 강화된다.

    통제 소재는 협상 상황에서도 영향을 준다. 내적 통제 성향이 강한 협상가는 결렬 이후에도 내가 무엇을 다르게 준비할 수 있었는가를 분석하며 다음 협상을 준비하는 반면, 외적 통제 성향이 강한 협상가는 상대나 상황을 탓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쉽다. 조직 문화 차원에서도 이 개념은 중요하다. 실패의 원인을 항상 외부 시장 상황으로 돌리는 조직 문화는 구성원들의 외적 통제 성향을 강화시켜, 장기적으로 조직 전체의 문제 해결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결국 통제 소재 이론이 주는 교훈은, 실패 앞에서 내 탓과 남 탓이라는 이분법보다 내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구분해서 보는 습관이 더 건강하다는 것이다. 다음 실패를 마주했을 때, 통제 가능했던 부분과 그렇지 않았던 부분을 나눠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통제 소재는 앞서 다룬 번아웃 증후군의 위험 요인과도 연결된다. 외적 통제 성향이 강한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력감을 더 크게 느끼기 쉬워, 번아웃으로 이어질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관련 연구에서 보고된다.

    결국 통제 소재 이론이 주는 교훈은, 실패 앞에서 ‘내 탓’과 ‘남 탓’이라는 이분법보다 ‘이 중 내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를 구분해서 보는 습관이 스트레스 대처와 성장 모두에 더 건강한 접근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