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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17 인지편향과 의사결정

    가용성 휴리스틱 최근에,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판단을 지배한다

    실제 발생 빈도보다, 얼마나 쉽게 떠오르고 얼마나 생생한 기억인지가 위험이나 확률에 대한 판단을 좌우하는 것이 가용성 휴리스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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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용성 휴리스틱 — 최근에,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판단을 지배한다

    ‘그 팀은 예전에 딱 한 번 사고가 있었을 뿐인데 왜 아직도 못 미더워할까요’라는 물음에 답이 되는 개념이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1973년 이름 붙인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다. 이는 어떤 사건의 실제 발생 빈도나 확률을 판단할 때, 그 사건과 관련된 사례가 머릿속에 얼마나 쉽게, 얼마나 생생하게 떠오르는지에 근거해 판단하는 정신적 지름길을 말한다. 쉽게 떠오르는 것을 흔한 것으로,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을 드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트버스키와 카너먼이 소개한 고전적인 예시 중 하나는 알파벳 순서 실험이다. 사람들에게 영어 단어에서 특정 글자가 첫 번째 자리와 세 번째 자리 중 어디에 더 많이 나오는지 물었을 때, 실제로는 세 번째 자리가 더 흔한 글자들도 사람들은 첫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가 떠올리기 쉽다는 이유로 첫 번째 자리라고 잘못 판단했다. 복권 당첨자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 사람들이 실제 당첨 확률보다 당첨 가능성을 과대평가하게 되는 것도 같은 원리다.

    최근에 접한 강렬한 사례일수록 그 확률을 실제보다 부풀려 인식하게 만든다. 직장에서 이 편향은 인사 평가나 위험 관리에서 자주 나타난다. 어떤 팀원이 몇 달 전 눈에 띄는 실수를 한 번 저질렀다면, 그 이후 아무리 안정적인 성과를 내도 그 강렬했던 실수 하나가 계속 판단의 기준점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위험 관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발생한 보안 사고나 품질 이슈는 실제 발생 확률과 무관하게 과도하게 대비하게 되는 반면, 오랫동안 발생하지 않은 위험은 실제로는 여전히 중요한데도 과소평가되기 쉽다.

    이 편향을 보정하는 방법은 ‘기억에 잘 남는 것’과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것’을 의식적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판단을 내릴 때 최근의 인상 대신 실제 발생 빈도를 기록한 데이터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이 격차를 줄여준다. 이 편향은 언론 보도의 빈도와도 밀접하게 얽혀 있다. 실제 발생 확률은 낮지만 자극적이어서 자주 보도되는 사건은 실제보다 훨씬 위험하게 느껴지고, 반대로 흔하지만 보도되지 않는 위험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관찰된다.

    조직의 위험 관리 회의에서도 이 편향이 작동한다. 최근에 발생한 이슈는 회의 안건 최상단에 오르며 과도한 자원이 배분되는 반면, 오랫동안 잠잠했던 위험은 안건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정하려면 위험을 논의할 때 ‘최근에 얼마나 자주 언급됐는가’가 아니라 ‘실제 발생 데이터상 빈도와 심각도는 어느 정도인가’를 별도 표로 정리해서 함께 검토하는 절차가 도움이 된다. 건강 염려에서도 이 편향은 자주 나타난다.

    주변에서 특정 질병 사례를 접하면, 실제 발병률과 무관하게 자신도 그 질병에 걸릴 확률을 과대평가하게 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채용 담당자가 최근 면접에서 인상 깊었던 지원자의 특징을, 이후 지원자 전체를 평가하는 무의식적 기준으로 삼게 되는 것도 가용성 휴리스틱의 직장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가용성 휴리스틱이 주는 경고는, 생생하게 기억나는 사건과 자주 일어나는 사건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다음에 어떤 위험을 판단할 때는, 최근 인상 대신 실제 발생 빈도를 기록한 데이터를 한 번 더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앞서 다룬 확증 편향과 함께 작동하기 쉽다. 쉽게 떠오르는 기억이 이미 내가 가진 믿음과 일치할 때, 그 기억은 더 강력한 ‘증거’처럼 느껴지며 판단을 왜곡한다. 생생하게 기억나는 사건과 자주 일어나는 사건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인상 깊은 기억과 실제 빈도를 구분하는 습관이 더 정확한 판단으로 이어진다. 생생함과 빈도를 구분하는 눈이 더 나은 위험 판단을 만든다.

    그 구분이 더 나은 판단으로 이어진다. 결국 가용성 휴리스틱이 주는 경고는, ‘생생하게 기억나는 사건’과 ‘자주 일어나는 사건’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 둘을 혼동하는 순간, 위험 판단이든 인사 평가든 실제와 동떨어진 결론에 이르기 쉽다. 이 구분 하나가 다음 판단을 더 정확하게 만든다. 그 구분 하나가 다음 판단의 정확도를 높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