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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27 멘탈 관리와 스트레스

    회복탄력성 무너지지 않는 게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힘

    회복탄력성은 힘든 일을 겪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겪은 뒤에 원래의 심리적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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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탄력성 — 무너지지 않는 게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힘

    ‘저 사람은 스트레스를 아예 안 받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종종 듣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스트레스를 안 받는 능력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은 뒤 다시 회복하는 능력을 뜻한다. 미국심리학회(APA)는 회복탄력성을 ‘역경, 트라우마, 비극, 위협 혹은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다시 일어나 잘 적응해나가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핵심은 ‘적응’이라는 단어에 있다. 아무 타격 없이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타격을 받은 뒤 적응하고 회복하는 과정 자체가 회복탄력성이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회복탄력성의 정의와 측정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모든 정의가 공통적으로 포함하는 두 요소는 ‘역경’과 ‘긍정적인 결과’다. 역경 없이는 회복탄력성을 논할 수 없고, 긍정적인 적응 없이는 회복탄력성이라 부를 수 없다. 최근 연구들은 회복탄력성을 고정된 성격 특성이 아니라 상황과 인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하나의 ‘과정’으로 재개념화하고 있다. 이는 회복탄력성이 타고난 기질만이 아니라, 삶의 국면에 따라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는 역동적인 역량이라는 뜻이다.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요소도 개인 내부의 자원(낙관성, 적응적 대처 기술)과 외부 환경의 자원(사회적 지지, 공동체와의 연결)으로 나뉜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회복탄력성은 개인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 주변의 지지 체계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직장에서 회복탄력성이 높은 구성원은 실패나 좌절을 겪은 직후에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힘들어하지만, 그 상태에 오래 머물지 않고 상대적으로 빠르게 원래의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애초에 힘들지 않은 것이 아니다. 조직이 회복탄력성을 지원하는 방법은 개인에게 ‘멘탈을 강하게 가지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에 필요한 사회적 지지(동료와의 연결, 심리적 안전감)와 자원(휴식, 명확한 업무 경계)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회복탄력성 연구에서 자주 인용되는 개념이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이다. 이는 단순히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을 넘어, 역경을 겪은 이후 오히려 이전보다 더 단단해지는 경우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회복탄력성 논의를 한 단계 더 확장시킨다.

    다만 회복탄력성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비판도 있다. 조직이 구조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면서 구성원 개인에게만 ‘회복탄력성을 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문제의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증상 관리만 요구하는 셈이 된다는 지적이다. 건강한 접근은 개인의 회복탄력성 훈련과 조직 차원의 구조적 개선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해법이 되기 어렵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의미 부여 능력이다.

    같은 역경을 겪어도 그 경험에서 배울 점이나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일수록 이후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관련 연구에서 반복 확인된다. 조직은 실패한 프로젝트를 돌아볼 때 누구 책임인가가 아니라 여기서 무엇을 배웠는가를 먼저 묻는 회고 문화를 통해, 구성원 개개인의 회복탄력성을 자연스럽게 훈련시킬 수 있다. 결국 회복탄력성이 주는 메시지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부러워하기보다 흔들린 뒤에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를 함께 배우고 지원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겪은 어려움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부터,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연습을 시작해볼 수 있다. 회복탄력성은 앞서 다룬 학습된 무기력의 반대편에 있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통제감을 회복하는 작은 성공 경험이 학습된 무기력을 되돌리는 열쇠이듯, 그 경험이 쌓이는 과정 자체가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훈련이 된다. 회복탄력성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길러지는 역량에 가깝다. 결국 회복탄력성이 주는 메시지는, 힘든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부러워하기보다, 흔들린 뒤에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를 함께 배우고 지원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접근이라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길러지는 역량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