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합시다’라는 목표를 내걸었는데 왜 다들 예년과 비슷하게 움직일까요 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심리학자 에드윈 로크와 게리 라탐이 1960년대부터 발전시킨 목표설정 이론이 답을 준다. 두 사람의 연구는 1968년부터 2019년까지 약 1000편이 넘는 논문으로 쌓이면서,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가 ‘최선을 다하자’거나 목표가 아예 없는 상태보다 훨씬 높은 수행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
로크와 라탐은 효과적인 목표의 다섯 가지 원칙을 명료성(구체적인 목표), 도전성(적당히 어려운 목표), 몰입(당사자의 동의), 피드백(진행 상황이 보이는 것), 과제 복잡성(난이도가 업무 성격에 맞는 것)으로 정리했다. 실제로 로크의 연구에서는 목표 난이도와 수행 사이의 상관관계가 0.82에 이를 정도로 강했다. 다만 이 상관관계는 목표가 ‘불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면 0.11까지 급격히 떨어졌는데, 이는 목표는 도전적이되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점은, 새롭거나 복잡한 과제에서는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가 오히려 성과를 해칠 수도 있다는 후속 연구 결과다. 처음 다루는 업무에서는 목표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전략을 탐색할 여지를 먼저 주는 것이 유리하다. 실무에서 이 이론을 적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최선을 다하자’ 같은 구호형 목표를 ‘이번 분기 신규 계약 3건’처럼 측정 가능한 숫자와 기한으로 바꾸는 것이다. 여기에 중간 진행 상황을 눈에 보이게 공유하는 피드백 장치를 더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로크와 라탐의 메타분석은 목표 난이도와 수행 사이의 상관관계가 문화권이나 산업 분야에 관계없이 상당히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이 이론이 조직심리학에서 가장 실증적으로 탄탄한 이론 중 하나로 평가받는 배경이 됐다. 다만 목표설정 이론에도 그늘은 있다. 지나치게 결과 지향적인 목표는 부정행위나 편법을 유발할 수 있다는 후속 연구도 존재하며, 이 때문에 목표는 그 자체로 윤리적 한계선과 함께 설정돼야 한다는 보완적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실무에서는 목표를 세울 때 팀원이 그 목표 설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 몰입(commitment)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꼽힌다. 위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온 목표보다, 스스로 정한 목표에 대한 책임감이 훨씬 크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목표설정 이론은 이후 OKR 같은 현대 경영 기법의 이론적 뿌리 중 하나로도 여겨진다. 도전적이지만 명확한 목표와 투명한 진행 상황 공유라는 OKR의 핵심 요소가 로크와 라탐의 다섯 원칙과 상당 부분 겹친다.
실무에서 목표를 지나치게 잘게 쪼개면 오히려 큰 그림을 잃는다는 점도 주의할 부분이다. 구체성과 전체 맥락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목표설정 이론을 실제 조직에 적용할 때 가장 까다로운 부분으로 꼽힌다. 결국 목표설정 이론이 주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모호한 구호보다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숫자가, 그리고 그 숫자에 대한 당사자의 동의가 실제 행동을 바꾼다는 것이다. 다음 목표를 세울 때는 ‘최선을 다하자’ 대신 측정 가능한 숫자로 먼저 바꿔보는 연습부터 해보는 것을 권한다.
목표설정 이론은 앞서 다룬 브룸의 기대이론과 맞물려 작동한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과, 그 목표가 달성 가능하다는 기대를 함께 심어주는 것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목표는 구체적으로, 그러나 달성 가능한 범위 안에서 도전적으로 설정하는 균형이 핵심이다. 구체성과 도전성, 그리고 당사자의 동의까지 함께 갖출 때 목표는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구호 대신 숫자로 바꾸는 그 작은 전환이 실제 행동의 차이를 만든다.
그 작은 전환 하나가 실제 성과의 결을 바꿔놓는다. 결국 로크의 목표설정 이론이 주는 실천적 메시지는, 동기부여의 핵심은 사람을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목표 자체를 얼마나 구체적이고 도전적으로 설계하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모호한 구호는 아무리 자주 외쳐도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 이 한 문장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다음 목표는 달라질 수 있다. 작지만 분명한 변화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