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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22 리더십과 조직 문화

    상황대응 리더십 모든 팀원에게 같은 방식으로 리드할 수 없다

    허시와 블랜차드의 상황대응 리더십은, 구성원의 역량과 의지 수준에 따라 지시적 리더십과 위임적 리더십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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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대응 리더십 — 모든 팀원에게 같은 방식으로 리드할 수 없다

    ‘저는 예전 팀장님 스타일대로 리드했는데 이 팀에서는 왜 안 통할까요’라는 고민에 답이 되는 이론이 폴 허시와 켄 블랜차드가 정리한 상황대응 리더십(Situational Leadership)이다. 허시와 블랜차드는 리더십에 하나의 정답 스타일은 없으며, 구성원의 역량과 의지 수준, 즉 ‘준비도’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을 달리 적용해야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모델은 지지와 방향 제시라는 두 축 위에서 리더십 스타일을 네 가지로 구분한다.

    네 가지 스타일은 지시형(directing), 코칭형(coaching), 지원형(supporting), 위임형(delegating)이다. 지시형은 방향 제시는 많이 하되 정서적 지지는 적게 하는 방식으로, 역량과 의지가 모두 낮은 구성원에게 적합하다. 코칭형은 방향 제시와 지지를 모두 많이 하는 방식으로, 역량은 아직 낮지만 의지는 높은 구성원에게 어울린다. 리더가 여전히 의사결정은 주도하되, 그 배경과 맥락을 충분히 설명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며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지원형은 역량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자신감이나 의지가 불안정한 구성원에게, 위임형은 역량과 의지가 모두 높은 구성원에게 적합하다. 위임형에서는 리더가 세부 방향 제시를 최소화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구성원에게 넘긴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리더가 자신에게 익숙한 스타일 하나만 모든 구성원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다. 이미 역량과 의지가 충분한 시니어 구성원에게 계속 지시형으로 세부 사항까지 관리하면 오히려 자율성을 해치고 의욕을 꺾는다.

    반대로 아직 준비되지 않은 신입 구성원에게 처음부터 위임형으로 ‘알아서 해보라’고 맡기면, 방향을 잃고 실수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역량 형성 속도가 늦어진다. 같은 팀 안에서도 구성원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라도 과제에 따라 적절한 스타일이 달라져야 한다. 허시와 블랜차드의 모델은 이후 실무 적용성이 높다는 평가와 함께, 구성원의 ‘준비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방법론적 비판도 함께 받아왔다. 같은 구성원을 두고도 평가자에 따라 준비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모델이 여전히 널리 쓰이는 이유는 직관적인 단순함 때문이다. ‘이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방향인가, 지지인가’라는 두 축의 질문만으로도 관리자가 자신의 기본 반응을 점검해볼 수 있다. 같은 구성원이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으면 다시 지시형이나 코칭형으로 돌아가야 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상황대응 리더십은 사람에 대한 고정된 딱지가 아니라, 과제 단위로 다시 진단해야 하는 살아있는 판단이다.

    이 모델은 스포츠 코칭 분야에서도 활발히 응용된다. 신인 선수에게는 기본기를 반복 지시하는 코칭이, 베테랑 선수에게는 자율성을 존중하는 코칭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여러 스포츠 심리학 연구에서 확인됐다. 관리자가 스스로의 리더십 스타일을 점검하는 간단한 방법은, 최근 한 달간 각 팀원과의 대화에서 지시와 질문의 비율이 어땠는지 되짚어보는 것이다. 특정 구성원에게 유독 지시 비율이 높다면, 그 이유가 실제 역량 때문인지 습관적인 것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상황대응 리더십이 주는 실천적 교훈은, 리더가 던져야 할 첫 질문은 내 스타일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지금 이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것이다. 이번 주 각 팀원에게 필요한 것이 방향인지 지지인지, 한 번씩 다시 진단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상황대응 리더십은 앞서 다룬 변혁적 리더십과 상호 보완적이다.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그 비전을 향해 가는 방식을 구성원의 준비도에 맞게 조율하는 것은 서로 다른 층위의 리더십 역량이다.

    좋은 리더십은 고정된 스타일이 아니라 상대와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바뀌는 능력이다. 결국 상황대응 리더십이 주는 실천적 교훈은, 좋은 리더십은 하나의 고정된 스타일이 아니라 구성원과 과제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춰 스타일을 유연하게 바꾸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리더가 던져야 할 첫 질문은 ‘내 스타일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지금 이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다. 그 진단 하나가 리더십의 질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