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kmind.note
>
    No.20 리더십과 조직 문화

    심리적 안전감 실수를 말할 수 있는 팀이 결국 이긴다

    에이미 에드먼슨의 연구는, 실수를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일수록 오히려 성과가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

    · 8분 읽기
    심리적 안전감 — 실수를 말할 수 있는 팀이 결국 이긴다

    ‘우리 팀은 실수를 말하면 바로 질책받아서 다들 숨기기 바빠요’라는 고민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에이미 에드먼슨이 1999년 논문에서 정리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개념이 가장 정확한 처방이 된다. 에드먼슨은 심리적 안전감을 ‘이 팀은 대인관계에서 위험을 감수해도 안전하다는 공유된 믿음’이라고 정의했다. 즉 실수를 인정하거나, 다른 의견을 내거나, 도움을 요청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팀 전체의 공통된 감각이다.

    이 개념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구글의 내부 연구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구글은 180개가 넘는 자사 팀을 분석해 ‘무엇이 최고의 팀을 만드는가’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 가장 중요한 단일 요인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구글의 연구팀이 에드먼슨의 1999년 논문을 찾아내면서 이 개념은 재조명받았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은 이직률이 낮고, 다양한 의견을 실제 성과로 더 잘 연결시켰으며, 관리자에게 ‘효과적인 팀’으로 평가받는 빈도가 그렇지 않은 팀보다 2배 가까이 높았고 실제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심리적 안전감이 그저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에드먼슨이 강조하는 것은 안전감이 만들어내는 학습 행동, 즉 피드백을 구하고, 실험하고, 실수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행동 그 자체가 성과를 견인한다는 것이다. 실무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리더가 먼저 자신의 실수나 불확실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리더가 ‘나도 이 부분은 확신이 없다’고 말하는 순간, 구성원들도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또한 실수가 드러났을 때 누구의 잘못인지 추궁하기보다, 그 실수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 회고 문화가 심리적 안전감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실수에 대한 반응 방식 하나하나가 팀의 안전감 수준을 결정한다. 에드먼슨은 심리적 안전감이 책임감 부재와는 다르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그는 심리적 안전감과 높은 성과 기준이 동시에 존재하는 팀을 ‘학습 지대’라고 부르며, 안전감만 있고 기준이 낮으면 ‘편안한 지대’에 머물러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구글의 연구에서도 심리적 안전감은 팀 효과성을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인 중 첫 번째로 꼽혔지만, 나머지 요인들과 함께 작동해야 온전한 효과를 낸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실무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해치는 가장 흔한 함정은 ‘피드백은 자유롭게 하라’면서 정작 부정적 피드백을 준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이중잣대다. 말로 하는 선언보다 실제 반응 하나하나가 팀의 안전감 수준을 결정한다. 심리적 안전감은 신입 온보딩 단계에서 특히 중요하다.

    입사 초기에 질문하기 편안한 분위기를 경험한 구성원일수록,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학습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여러 조직 사례에서 관찰된다. 리더가 심리적 안전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성과 기준을 유지하는 방법은, 사람과 행동을 분리해서 피드백하는 것이다. 당신은 부족하다가 아니라 이 부분의 이 행동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식의 구체적 피드백이 안전감과 기준을 동시에 지킨다. 결국 에드먼슨의 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심리적 안전감은 성과를 낮추는 느슨함이 아니라 오히려 최고 성과 팀의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다.

    다음 회의에서 리더가 먼저 자신의 불확실한 부분을 솔직하게 드러내보는 것부터 안전감을 쌓아갈 수 있다. 심리적 안전감은 앞서 다룬 조하리의 창이 말하는 열린 영역과 깊이 연결된다. 안전감이 높은 팀일수록 서로에 대한 열린 영역이 자연스럽게 넓어지고, 이것이 다시 안전감을 강화하는 선순환을 만든다. 실수를 숨기는 팀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실수를 드러내는 팀은 그만큼 더 빨리 배운다. 결국 에드먼슨의 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심리적 안전감은 성과를 낮추는 ‘느슨함’이 아니라 오히려 최고 성과 팀의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다.

    실수를 숨기는 팀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실수를 드러내는 팀은 그만큼 더 빨리 배운다. 작은 솔직함 하나가 팀 전체의 학습 속도를 바꿔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