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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12 대인관계와 소통

    후광 효과 하나의 인상이 전체 평가를 물들인다

    말을 잘한다는 인상 하나가 그 사람의 실력 전체에 대한 평가를 끌어올리는 후광 효과는, 인사평가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편향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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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광 효과 — 하나의 인상이 전체 평가를 물들인다

    ‘말주변이 좋은 사람이 실제 실력보다 더 높게 평가받는 것 같아요’라는 하소연을 들을 때 소개하는 것이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가 1920년 발표한 논문 ‘A Constant Error in Psychological Ratings’에서 처음 규명한 후광 효과다. 손다이크는 군대 장교들에 대한 평가 데이터를 분석하며, 평가자들이 지능·성실성·외모처럼 서로 무관한 여러 특성을 각각 독립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이 사람은 좋은 군인이다’ 또는 ‘부족한 군인이다’라는 하나의 전체 인상이 개별 항목 점수를 모두 끌고 간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하나의 두드러진 긍정적 특성(또는 부정적 특성)이 그 사람의 다른 무관한 특성에 대한 평가까지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후광 효과’라고 부르며, 반대로 부정적 인상이 번지는 경우는 ‘뿔 효과’라고 구분해서 부르기도 한다. 인사 평가에서 이 편향은 특히 자주 나타난다. 발표를 잘하거나 말을 조리 있게 하는 구성원은 실제 업무 결과와 무관하게 ‘일도 잘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기 쉽고, 반대로 말수가 적은 구성원은 실제 성과와 무관하게 저평가되는 경우가 흔하다.

    면접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첫인상이 좋았던 지원자는 이후 질문에 다소 애매하게 답해도 관대하게 해석되는 반면,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지원자는 좋은 답변을 해도 의심의 눈으로 재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이 효과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줄이는 방법은 있다. 평가 항목을 구체적인 행동과 결과 지표로 세분화하고, 각 항목을 순서를 바꿔가며 독립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것이다. 전체 인상을 먼저 정하고 세부 항목을 짜맞추는 순서를 뒤집는 것이 핵심이다.

    구조화된 면접 질문지, 다면 평가, 그리고 평가자 간 교차 검토 같은 장치들이 실제로 후광 효과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여러 조직 심리학 연구에서 확인됐다. 손다이크 이후 후속 연구들은 후광 효과가 채용 면접, 성과 평가, 심지어 판사의 양형 판단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이 편향이 특정 상황에 국한되지 않는 매우 보편적인 인지 오류라는 것을 보여줬다. 흥미로운 응용 사례로, 일부 오케스트라의 블라인드 오디션 제도가 있다.

    연주자를 커튼 뒤에 두고 소리만으로 평가하게 하자, 외모나 첫인상에서 비롯된 후광 효과가 제거되면서 실제로 여성 연주자의 합격률이 유의미하게 올랐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런 사례에서 착안해, 일부 기업은 채용 서류 심사 단계에서 이름과 출신 학교를 가리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기도 하는데, 이는 후광 효과와 그 사촌격인 인구통계학적 편향을 함께 줄이려는 구조적 시도다. 후광 효과는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활용된다.

    한 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같은 브랜드의 다른 제품까지 덩달아 좋게 평가받는 브랜드 후광 효과가 대표적이며, 이는 기업이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인사 평가에서 후광 효과를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한 평가자가 한 사람의 모든 항목을 연달아 평가하지 않고, 여러 평가자가 각자 한두 항목씩만 나눠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전체 인상이 모든 항목에 번지는 것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다.

    결국 후광 효과가 주는 경고는, 한 사람에 대한 좋거나 나쁜 첫인상을 그 사람의 능력 전체로 확대 해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음 평가 자리에서는 ‘이 항목을 다른 인상 없이 이 증거만 놓고 봐도 같은 점수를 줄까’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후광 효과는 앞서 다룬 확증 편향과 함께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첫인상으로 형성된 후광은 이후 그 인상을 확인해주는 정보만 눈에 들어오게 만드는 확증 편향으로 이어지기 쉽다.

    전체 인상과 개별 항목 평가를 분리하는 습관이 후광 효과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결국 후광 효과가 주는 경고는, 한 사람에 대한 좋은(혹은 나쁜) 첫인상을 그 사람의 능력 전체로 확대 해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평가자로서 스스로에게 ‘이 항목을 다른 인상 없이 이 증거만 놓고 봐도 같은 점수를 줄까’라고 되묻는 습관이 이 편향을 줄이는 첫걸음이다.